야쿨러 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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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야쿨러
백반집

지랄옆차기

자주가던 백반집이 문을 닫아

오토바이를 타고 동네에 백반집을 찾아 들어갔다

이름은 그냥 [가정식백반]


손님이 하나도 없는 넓은 가게엔

김치찌개 이런 메뉴는 없고

청국장,동태국 6000원 (동네 찌개 시세는 4000원)만 달랑 써져있었다


음? 뭐가 이렇게 비싸지 하고 [아줌마 여기 김치찌개는 없어요?]라고 하니

아줌마는 [우리는 5000원에 부페처럼 먹는대야]라고 하셨다


그러고 보니 아줌마라기 보다 할머니에 가까웠다


하튼 옆을 둘러보니 반찬들과 밥,국이 마음대로 퍼먹을수 있게 되있었다

근데 된장찌개는 씨레기국,반찬은 무말랭이,무채김치,부추김치,알타리김치,열무김치,버섯

전부 풀뿐이였다. 약간 입맛이 토속적이라면 굉장히 훌륭한 반찬들이였지만


객관적으로 봤을때 보통 사람들이 잘 먹지않을 법한 찬뿐이였다 (정성은 많이 들어가있었다)

그런데 그 아줌마는 나를 알고계셨다. 나에 할머니부터. 어디손주 아니냐고


하튼 밥을먹다가 아주머니랑 둘뿐이라 조심스럽게 하나씩 말씀을 드렸다

나대는것 처럼 말하진 않고 아주머니에게 차근차근 내가 전에 일하던곳에서 노하우나, 사례들 같은거를


아주머니는 내가 얘기를 하는족족 고맙다고, 자식들은 내가 이런거 하는거 반대해서

신경도 안쓰는데 오늘 왠지 누가 찾아올꺼 같더래니 내가왔다고 연신 좋아하셨다


하튼 가게는 넓은데 TV까지 꺼져있고 조명도 어둡고 우울해서 TV는 손님없어도 켜두시고

가게문은 많이춥지 않으면 손님받기 좋게 열어두고

반찬도 풀만있는거 보단 중간중간 햄,김,오뎅 이런 부 메인(?)요리같은것도 중간씩 껴두면 좋다고 말씀드리고


가장중요한건 가게밖에 가격표도 안붙여놓으셔서 비싼줄알고 내가 이곳에 안왔다는 얘기도 해드렸다

부페일꺼라곤 상상도 못했고


아마 남들도 그렇지 않겠냐고. 그러니까 연신 공감은 하시는데 아무것도 할줄몰라서 고민이라고 하셨다

종업원도 사장도 혼자뿐이고 새벽2시부터 반찬준비하는것, 설거지부터 가게문닫는것까지 혼자라고 하셨다

그러니 이런 소소한걸 신경쓸 겨를이 없을수 밖에


나이가 있으셔서 가격표 적고, 코팅하고, 이런거 전혀모르셔서


안되겠다 싶어 내가 직접 만들기로 했다

내가 직접 문구가서 눈에잘띄는 노란 종이와 눈에띄는 알록달록한 포인트지에 유성매직으로

깔끔히 만든다음 코팅집가서


가정식 백반 무한리필 5000원 (크게)

*저희 업소는 남은 모든 반찬을 집에서 손수 만듭니다
*저희 업소는 남은 모든 반찬을 재활용 하지 않습니다


손님들이 음식을 주먹만큼 퍼가고 남기고 가서 다 버린다고 하소연 하셔서

[음식을 남기지 말아주세요]라는 글귀와 귀여운 그림을 하나 그려

총 2개를 코팅해 하나는 가게 중앙에 잘보이게, 하나는 음식진열대에 놓았다


아주머니는 연신 내게 감사하셨지만

나는 그냥 뭔가 마음한켠이 슬펐다


저렇게 열심히 사시는 분들도 계신데 사람들이 몰라준다는게

간판불도 안키고 계시다 내얘기에 깜박하셨다는듯 뒤늦게 키는 그런모습들이 자꾸 기억에 남는다


여러가지 생각이 내 가슴을 아프게 하는 하루다

Oct 15,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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